2009년 6월 25일 목요일

트랜스포머 패자의역습을 보고 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스타일은 올드보이나 주홍글씨같은 약간의 반전이 있는 영화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내 머리속의 지우개 같은 적당한 신파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도 남이랑 같이 보면 스스로 재미가 덜하다 느끼는 사람이라, 꼭 DVD를 빌려서 보거나 (저작권법 앞두고 이런 말 해서 굉장히 송구스럽지만) 지금까진 어둠의 루트를 통해서 따로 소장해서 보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주로 영화관에서는 가문의 부활이나 바르게 살자 등 누구와 봐도 썩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코미디 물을 보곤 했었지요.

 

트랜스포머는 사실 제가 좋아라하는 영화 장르는 아닙니다. 영화 자체가 이상하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제가 외국영화를 굉장히 싫어해서 누구나 한번은 꼭 본다던 해리포터나 반지의제왕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 하기가 무색하게, 트랜스포머 1,2를 모두 영화관에서 보았답니다. 주위의 닥달과 권유에 끌려서 말이죠.

 

영화를 보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영화 보는 중간중간에도 여자 관객들의 꺄아악 소리와, 감동에 겨워 온몸을 부르르 떨던 분도 계셨고, 옵티머스 프라임을 외치며 나가는 남자 관객들도 있더군요. 저와 같이 온 제 친구들 역시 '옵티머스 간지난다' '내사람 범블비'를 외치며 영화가 끝나고 밥 먹으러 가서까지 트랜스포머 찬양에 열을 올리더라구요.

 

영화는 그래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런 영화가 모두 그러하듯이, 정의는 승리하고 지구는 평화를 찾고 남주와 여주는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고 모두가 행복해졌다는 그런 스토리지만, 감탄을 자아내는 CG와 로봇 끼리 싸우는 전투신은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닌지라, 누가 또 보러 가자 그러면 사양할 정도의 수준.

 

 

[세계문화유산을 이렇게 부셔도 되나염?]

[사진은 곧 삭제합니다.]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제 소신껏 짧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일전의 트랜스포머1 보다 썩 더 괜찮습니다. 특히 전작에서의 만족스런 CG와 전투씬을 굉장히 좋아라 했던 분이라면, 이번 2탄은 전작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수준이니 보시면 좋아라 하실꺼라 생각됩니다.

 

2. 세계 4대 불가사의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이집트 피라미드와 각종 유적지를 레고 성 부시듯이 마구 부셔대드라구요. 이건 뭐, 지구는 지켰는데 세계유산은 다 뿌개먹었네요.

 

3. 로봇들이 뛰댕기고 우주에서 미사일을 씐나게 쏘아대던 판에, 영화 장면 중에서 기자는 사상자가 7천명이라고 했지만, 영화 끝나고 이것저것 계산해보니 거진 1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더라구요. 해운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재난영화가 따로 없었습니다.

 

4. 어디서 주워듣기론 한국의 차종[마티즈인지 소나타인지 확실치 않으나]이 영화에 나온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는데, 마티즈 비스무리한건 있었지만 마티즈는 확실히 못봤습니다. 제가 잘못 주워 들은건지도.

 

5. 미국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제 갓 대학생인 남주와 여주가 너무 노안이더라구요. 얼굴만 보면 서른이고 배우들 실제 나이도 서른 와따가따 하겠지만, 제발 영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노안을 화장법으로 고치든지 해서 다음부터는 남주를 보면서 훈훈한 마음이 들 수 있게 했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심 곁들여서, 여주인 메간폭스는 대학생의 몸매가 아니잖아! 그 슴가...우씨. 진짜 적들에게 쫓겨 남주와 열심히 뛰어가는 메간폭스의 슴가를 보면서 '내 것과 바꿔주고 싶다' 라는 생각도.

 

6. 영화 스토리상 마지막에 적들을 모두 죽이진 못하구요, 거의 다 죽고 몇몇은 살아서 우주로 도망갔습니다. 도망가는 스토리까지 보여준걸로 봐선 분명히 2년 뒤에, 트랜스포머3은 확실. 그때 제목은 '트랜스포머 : 패자의 재역습' 일까요? 트랜스포머4는 '트랜스포머 : 쟤들 그렇게 쳐맞더니 또왔네'

 

7. 영화 초반부에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씬이 있었드랬습니다. 우리나라도 저번 1탄은 800만 넘기면서 달러영화 신기록 달성했는데, 이번 2탄도 아마 800만 정도 들어올 것 같으니 트랜스포머 감독은 한국 팬서비스 차원에서 3탄 초반부에 한강에서 옵티머스 프라임이 뛰어다니는 씬 하나 찍어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국회의사당을 미사일로 쏴서 부셔버려도 되구요, 국회의사당 부셔버리는 김에 뒤에 청와대도 한번 지긋이 밟아주면 관객 1000만은 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말이죠.

 

8. 글과는 상관없이 덧붙여, 영화 티켓비용 왜이리 올랐나요. 저번에 남친과 종로CGV로 김씨표류기 영화를 봤을 때에, 16000원 받던데. 여긴 할인카드 이것저것 다 덧붙여도 2천원 할인 하더라구요. 2천원 할인해서 6천원[썅!] 거기다가 콜라랑 팝콘값도 올라가지고 이건 뭐 식겁했네요. 고딩시절만 해도 만원 한장만 들고 가면 영화 + 팝콘小 + 콜라 + 저녁해결까지 하고 집으로 왔었는데.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트랜스포머2’, 1편에 만족한다면 2편도 OK!
    영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유독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작품이다. 전작의 경우 실제 영화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로봇물을 완벽하게 실사로 재현해내면서 세계적으로 큰 반응을 얻었다. 특히 한국에서 최고 관객동원 외화에 오르는 기염까지 토하며 한국관객들 역시 잊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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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트랜스포머 하루만에 1억달러 매출 ㅡ_ㅡ
    ▲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이 미국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봉한 ‘트랜스포머2’는 첫 날 6062만 8141달러(한화 약 780억원)의 흥행수입을 거두며 역대 오프닝 스코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자신의 홈페이지인 "전세계 팬들에게 감사하다. 미국에서만 6000만 달러가 넘는 수입과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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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090609] CGV 용산 about 트랜스포머 : 패자의역습.
    CGV 용산에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언론 시사회 때문이었습니다. CGV 용산은 아이파크몰(I'PARK Mall) 6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큰 스크린(5관)을 가지고 있으며, 총 11개관 2,403석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IMAX상영관을 도입하였고, 전관이 4way 음향시스템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날 언론시사회는 4시 30분부터 시작된다고 하였습니다만, 실제로는 15분여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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