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9일 화요일

고맙고 씁쓸한 밤

지금의 날 있게 해준 고마운 스승님 한 분이 생각이 난다. 내 추측으로는 당시에는 대학원에 다니던 사회학도 대학원생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현직 교사든 학원 교사든 대학원생 알바든 그런 여부를 떠나서 나에게는 아주 고마운 분이고 내가 사회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게 응원해 주셨던, 그래서 내가 정도교정인으로서 한발짝 다가갈 수 있게 해 주셨던 분이신데 이번년 초부터 연락이 뜸해져서는 그분이 어디서 뭐하고 사시는지도 잘 몰랐더랜다. 그래서 오랜만에 나의 잔머리를 굴려서 겨우 겨우 최근에 뭘 하시는지를 알아냈는데, 당연히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수가 되셨거나 후진양성을 위해 무언갈 하시거나, 학문에 열정을 불사르며 열심히 공부하시는 학도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상상 외로 사업을 하고 계시더라.

 

당시의 그 새초롬하면서도 부드럽고 인자한 느낌에 딱 봐도 교수님이나 학자같은 분위기가 났었던 내 마음속 영원한 사회선생님이 사업을 한다는게 현실로 와닿지 않아서, 대학원까지 갈 정도였다면 사회학에 정말 뜻이 있으셨을텐데 사업이라니 싶은 마음에 씁쓸하기도 하면서, 그래도 아주 이쁜 아가와 함께 별 탈 없이 사시는 것 같아 괜시리 고맙기도 한 그런 밤이다.

 

2001년 발렌타인데이때 내가 장난으로 선생님에게 초콜릿을 달라고 떼를 쓴 적이 있었는데, 물론 내가 워낙 선생님을 좋아라 했었으니 관심받고 싶은 마음 반 얘깃거리를 만들고 싶은 마음 반으로 일부러 우기고 우겨서 떠봤던 거였지만 그 후 몇일 뒤에 초콜릿 대신 소설로 된 조선왕조실록 책을 선물로 주셨었다. 선물을 받곤 무척이나 감동해서 어린 때에 잘 이해도 안가는 책을 연거푸 읽어보면서 뭐라도 하나 기억하려고 퍽이나 애를 썼었는데, 그 좋은 기억 때문에 다른 책들은 다 버려도 차마 조선왕조실록 이 책은 버리질 못하고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선생님은 아실까. 사회 하나에 목숨 걸던 문제 많던 머스마같은 지지배가 나이를 후딱 쳐묵어서 2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걸.. 이 글을 쓰고 난 뒤에 메일을 보낼까 하는데, 제발 연락이 되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선생님을 한번 꼭 뵙고 싶다. 참..그 철없을적 시절의 머스마 티도 많이 벗었는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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