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조재현 "'집행자'는 물건너 가…교차상영 대안 마련해달라" 눈물 호소

조재현 "'집행자'는 물건너 가…교차상영 대안 마련해달라" 눈물 호소

"유인촌 장관에 탄원서 제출"…12일 긴급 기자회견 열어

[세계닷컴] "멀티플랙스 극장은 다양한 영화를 보기 위한 것 아니었습니까. 블록버스터 상업 영화만 몰아주기 위한 것이었습니까"

배우 조재현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집행자'가 할리우드 영화 '2012'의 개봉으로 교차상영으로 인한 피해를 보게 됐다며 영화 교차 상영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제작사 조선묵 대표와 '집행자' 연출을 맡은 최진호 감독이 참석했다. 애초에 조 대표는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기자회견으로 대체했다. 삭발한 채 등장한 조 대표는 "삭발은 너무 과격한 행동 아니냐 조재현의 적극적으로 만류로 인해 비공식적으로 혼자 삭발을 하고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집행자'의 주연배우인 조재현은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물고 늘어져야 하나' 하는 시선을 보내진 않을까 많이 갈등했고, 배우가 나설 문제는 아니라며 주위에서도 만류했지만 내가 이 곳으로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던 것은 30여 명의 스태프들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스태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지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인권비를 적게 받으면서도, 나중에 큰 돈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보람으로 끝난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둔 사람들이다"라며 "저예산, 독립 영화에 많이 출연했던 나와 같이 적은 돈을 받고 일한 스태프 얼굴이 떠올라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기자회견을 열게 된 동기를 전했다.

조재현은 쇼트트랙을 하는 아들이 중요한 경기에서 파벌로 인한 실격 판정을 받은 사례를 거론하며 "그때 당시 판정이 번복되고 메달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았다. 다만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면서 "어찌보면 이번 일도 비슷하다. 이미 우리 영화는 물 건너갔고, 부여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집행자'는 12년동안 집행되지 않은 사형이 부활되어 생애 처음으로 사형 집행을 명령받은 교도관들의 고뇌를 그렸다. 조재현, 윤계상, 박인환, 차수연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은 저예산 영화다.

조재현은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작 중 한번도 돈을 회수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영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누구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가 잘못된 것 같다"며 교차 상영에 대한 부당함을 피력했다.

제작자인 조선묵 대표는 "전국 247개 스크린을 통해 개봉한 '집행자'는 첫주 관객 수 20만으로 동시기 1위였고 지인들에게 축하한다는 전화를 쇄도했는데 일주일 만에 배급사에게 '퐁당퐁당'(교차 상영)에 들어간다는 말을 들었다"며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대처 방안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일명 '퐁당퐁당'이라고 불리는 교차 상영은 두 개의 영화가 한 상영관에서 교차로 상영되는 것을 말한다. 교차 상영이 되면 하루 2~3회 정도 밖에 상영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관객이 적게 오는 아침이나 낮시간 혹은 늦은 밤시간에 편성되는 일이 많아 관객의 선택권은 현저히 낮아진다.

조 대표는 "저예산 제작비로 영화를 만들었고, 메이저 배급사가 아닌 중소 배급사와의 배급으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부한다"며 "개봉 7일만에 교차상영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극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중소 배급사에서는 제대로 항의 한번 못해보고 극장의 결정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은 '교차 상영 철회를 위한 정부의 대안 마련'을 위한 탄원서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측에 제출하기로 했다.

 

 

 

 

 

장나라가 출연했다던 영화 '하늘과 바다'도 이런 식으로 몇일만에 영화를 내렸다는 얘길 들었는데, '집행자'의 경우에는 교정과 관련한 영화인지라 꼭 보겠노라 맘만 먹고 아직 가질 못해서, 이번 주말에 꼭 가겠다 했는데 이런 기사를 보니 괜시리 씁쓸하네요.

 

볼 권리...몇 년 전에 스크린쿼터에 대해 핫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광화문인가 삼성동 쪽에서 시위하던 배우들과 영화감독들의 얼굴이 다시금 생각이 납니다.

 

댓글 4개:

  1. trackback from: (영화) 배우들의 멋진 연기 '집행자'
    ⓒ 활동사진 이전 글인 영화 '2012'에 앞서 지난 10일에 본 영화인 '집행자'를 그놈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이제 서야 글을 쓰게 되네요... 지난 8일에는 '시간여행자의 아내' 9일에는 '펜트하우스 코리아' 그리고 10일에는 '집행자' 이렇게 3일 연속 영화를 보았습니다. 평소에도 3일 연속 영화관에 가는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3일 연속 보게 되었네요. 영화 이야기로 들어가서 영화는 사형을 집행하는 집행과의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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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극장의 영화 교차상영의 이기주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예전에는 잡지를 구독 할 정도로 매니아였습니다. 잡지를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영화에 대한 작품평과 감독, 배우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경우 종합멀티 문화산업으로 불리웁니다. 영상과 더불어 음악이나 배우들의 의상, 극이 펼쳐지는 배경 등 다양한 것에서 우리는 영화의 재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올해 최고의 반전드라마를 펼쳤던 '워낭소리'도 저예산의 다큐멘터리 영화였지만 관객에게 감동과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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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데어 데블 - 헐리우드 블록 버스터 히어로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단어 속에는 이상하게 난, 돈 냄새가 많이 난다. 어딘가 작품성은 허술하고, 오락성만 치중한 그런 단세포적인 영화냄새가 이상하게 마음속에서 영상으로 떠오른다. 그것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이 영화를 투자한 만큼, 그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들만 요리조리 만들어서 선 보이여야 하기 때문인 줄도 모르겠다. 그래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영화들은 깐느, 베를린, 베니스 같은 메이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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